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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대일의 국민응원
축구(월드컵,아시안컵 등)/2002한일월드컵 서울광장 거리응원

[3탄]윤대일 말하는 2002한일월드컵 생생한 거리응원 [포르투갈전]

by 대한민국 응원단장 2008. 12. 26.


 2002년6월14일 한국 인천 문학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D조예선 마지막 경기다.
지난번 미국전의 무승부로 인해 이번 포르투갈전에 거는 기대가 대단했다. 다들 가슴을 조리며 경기의 승패를 점쳐본다.
우승후보 포르투갈, 생각과 전력으론 게임이 않되는 상대이다. 여기저기 언론에서도 어렵다는 전망을 내세운다.
 같은시각 대전에서는 폴란드와 미국경기가 펼쳐진다.대한민국은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하는 유리한 입장이다 하지만 포르투갈이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내용은 우리를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 유리한 고지인것은 확실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경기이다.

오전부터 중고생들이 프래지던트 호텔에서 롯데백화점 방향으로 줄을 서고 있다. 서울시청에서 광화문 방면으로도 줄을 선다.
붉은색 셔츠를 입고 얼굴에 서로서로 그림을 그려주며 서있다.  초등학생들도 보인다. 친구랑 길가에서 파는 김밥을 사먹으면서 좋은 자리를 잡기위해 일찍부터 서있는것 처럼 보였다.  인파가 늘어선 좌우에는 생수파시는 아주머니, 아저씨 그리고 냉음료수 파시는 자전거부대, 아직 준비하지 못한 사람을 위한 붉은색 셔츠 파시는 분들, 대학생들인거 같은 페이스페인팅 가게, 태극기 파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 깃대의 크기에 따라 값도 천차만별, 머리에 쓰는 두건이나 머플러 파는 분도 대목이다.
다들 16강행을 굳게 믿고 있는거 같았다. 얼굴엔 이루말할수없는 기대감과 곳곳에서 소리치는 구호와 대한민국 연호 소리는 월드컵을 즐기는 축제적 거리응원문화의 절정을 향한다.

사람들이 서울시청앞광장 거리응원현장에 입장하기 시작했다. 붉은개미 같았다. 꽁무니를 따라서 이동하는 붉은개미,제몸체보다 큰 먹이를 산산조각 내는 엄청난 개미군단, 드디어 입장인것이다. 소리치며 안전요원들의 통제에 따라 사람들이 밀려든다.
계속 밀려드는 사람들은 뛰어서 제일 앞좌석으로 달려든다. 만약 지정석을 두고 자리를 판매했다면, 판매처는 엄청난 수익을 올렸을 거라 생각된다. 아마도 스크린과 무대 앞자리는 경기장 입장료 이상 되었을 거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질서를 지키며 입장하고 있고, 난 무대위에서 자칫있을 안전사고를 위해 사람들을 독려했다. '천천히 걸어가세요' '밀지마세요' '부터 차례대로 앉으세요' '안전요원들의 통제에 따라주세요.' 등 몇백번씩 반복해서 안내방송을 했다.

사람들이 서울시청앞광장에 꽉찼다. 더이상의 사람들이 들어올 틈이 없다. 부산에서, 제주도에서, 올라온 사람들도 보인다.
서울시청앞광장이 포화상태가 되고 이어서 광화문까지 인파의 고리는 연결됬다. 그리고 무교동, 을지로까지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찬다. 일찌감치 차량통행은 어려운 상태였다. 나는 계속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다치지 않도록 젊은 사람들의 즉흥적인 행동을 자체해 달라고 방송했다. 이제 자리가 없으니까 올라간다. 동상위에,  지하철 역사위에, 옆에보이는 프라자 호텔은 독특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전객실이 만실이다. 기자분들의 사진촬영 명소가 되었다. 계속적으로 내려올것을 독려했다. 않된다.
가용한 경찰과 소방대원 모두가 투입됬지만 밀려드는 승리의 목마름은 주체할수가 없었다.

경기시작 2시간전 무대에 내가 다시 올랐다. 그리고 응원을 가르치며, 모두가 하나되기 위한 함성을 질렀다.
대한민국을 연호가고 함성을 지른다.

지금도 지인들을 만나면 윤대일의 트래이드 마크를 이렇게 말한다.
" 대한민국을 포르투갈을 재물로 반드시 월드컵 16강의 한을 풀어낼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승리를 위한 뜨거운 '함성'~~~~ "
많은 그룹가수들의 무대매너 중 '소리질러~~~'가 있다. 이거의 원조가 '함성~~~' 아닐가 싶은데
윤대일 하면  거칠고 파워넘치는 남성적 목소리로 '함성~~'을 유도하는 그림을 떠올리곤 한다.

무슨일인가?  경기가 시작되기 전인데 일이 터졌다. 무대를 중심으로 좌측은 재능교육빌딩, 우측은 프래지던트 호텔이었다.
당시 건물주들이 응원에 참여하기 위해 재능교육빌딩 외벽에 걸어둔 초대형 현수막에 거리응원단들이 준비해 온 폭죽에 불이 붙었다. 현수막에 붙은 불길은 타올라서 건물내부로 옮겨 붙기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다들 응원보다는 불길을 보면서 웅성웅성 소리를 내고 있다. 난국이었다. 서울시청광장은 인파로 개미한마리 더 들어올수 없는 상황이었다. 소방차가 남산에서 광화문 방면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하는데, 도저히 덕수궁앞을 지나서 프라자호텔을 끼고 돌수가 없었다. 계속 불길은 치솟고 있다.
나는 격정적인 목소리로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사람들에 설토했다. 

" 여러분 우리는 오늘 승리를 지켜보기 위해 여기 모였습니다. 전세계의 언론도 대한민국이 승리하는 모습을 담기 위해 여러곳에서 우리를 취재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화합과 단합의 멋진 응원으로 우리선수들은 힘을 얻어 우리에게 승리를 안겨 줄겁니다. 지금 당장 우리앞에 놓여진 저불길을 잡지 못한다면 세계이들의 눈에 우리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모여지지 못할것입니다.
여러분 소방차가 여러분 뒤에 있습니다. 우리모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서 해당되는 지역에 계신분들께서는 길을 열어 소방차가 들어올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대한민국 화이팅~~~"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모두가 함성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고 해당되는 곳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길을 열기 시작했다.
이길은 성경에 나오는 모세의 기적처럼 홍해가 갈라지는 그림같이 보여졌다. 지금도 그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붉은 응원군단이 갈라지며 그사이로 소방차가 입성했다. 그리고 모두가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사다리차를 타고 오른 소방대원이 영레펠로 거꾸로 건물 위에서 내려와 현수막에 불길을 잡았다, 그리고 건물안으로 들어간 소방대원이 건물에 옮겨붙은 잔불까지 소탕했다. 나는 계속 소방대원들의 활약을 중계했고, 그때그때마다 박수를 보냈다. 결국 모두가 힘을 합해 불길을 다잡았고 이것으로 모두가 더 똘똘 뭉쳐 승리를 외치는 계기를 만들었다. 2002월드컵 거리응원현장에서 가장 잊을수없는 일화이기도 하다.

이제 응원소리는 하늘을 찌른다. 불타는 현수막의 화기는 응원의 불길로 옮겨 붙었다. 모두가 열광의 응원을 펼쳤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된다.
미드필더 송종국은 포르투갈의 핵 피구를 꽁꽁묶으면서 포르투갈 공격을 봉쇄했다.경기가 풀리지 않자 포르투갈선수들은 흥분하기 시작했고 전반28분 박지성의 다리에 강한 백태클을 범한 미드필더 후앙 핀투가 퇴장당한다. 이때 거리응원현장은 골을 넣을 환희 만큼 흥겨워했다. 이제 승리의 신이 우리를 향해 웃음짓는 거 같았다.이후 경기는 급속도로 한국에게 기울기 시작했다

후반 22분에는 수비수 베투가 경고누적으로 또 다시 퇴장.9명이 뛰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됐다. 우리는 승리를 확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울시청광장 모두는 승리의 주문을 외친다.

                                       " 대한민국 짝짝짜 짝짜  대한민국 짝짝짜 짝짜 "

포르투갈감독은 낙담한 표정이 영역했다.같은 시각 폴란드는 미국에 3:0으로 크게 앞서가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이럴 경우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이 비길경우 두팀은 나란히 16강에 조 1.2위로 오르게 된다.
도저히 승리를 장담할수 없었던 포르투갈선수들은 손으로 0:0을 표시하며 함께 비기자는 의사까지 표현하며 한수 아래로 여겼던 대한민국에 실력에 쩔쩔 매고 있었다.베투가 퇴장당한지 3분만인 후반 25분 이영표의 높은 센터링을 반대쪽에서 받은 박지성이 공격에서 수비로 가담한 콘세이상을 가볍게 제쳐내고 왼발강슛.공은 골기퍼 바이야골기퍼 다리사이로 빨려들어갔다.
서울시청광장에 승리의 음악이 울려퍼졌다. "GO-WEST", 그곡은 " 한국 ~~~오오오오오, 한국 ~~~ 오오오오오, 한국 ~~~"
아마도 대한민국 어느 누구든 다 알것이다. 이곡에 맞춰 사람들이 환호 한다. " 대한민국 "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마치 콘서트 장에서 흥분한 열혈 팬들처럼 자리에서 눈물흘리고 감동의 함성과 함께 뛴다. 계속 뛰고 또 뛴다.
승리를 약속하고 주문을 같이 걸었던 나조차도 이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한동안 승리의 기대감과 축포가 이어졌다.
내목소리는 이미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였다. 하지만 소리지른다. 목마른 16강의 염원을 위해...

포르투갈은 후반 34분 루이스 피구의 결정적인 프리킥이 아슬아슬하게 골문을 빗겨갔고 후반 43분 콘세이상의 발리슛은 골퍼스트를 튕겨나왔다.승리의 신까지 포르투갈을 외면했다.결국 경기종료 1:0 대한민국의 승리.아무도 예상치 못한 이 경기결과는 2002한일월드컵 또한번의 이변으로 기록됐다.
대한민국은 2승1무 D조1위로 4700만이 그토록 갈망하던 16강진출에 성공했다.선수들은 해냈다는 자신감에 기뻐했고 히딩크 감독역시 환호의 어퍼컷세레머니를 연출하며 개최국으로써의 자존심을 세우며 당당히 조1위로 16강에 진출했다.반면 포르투갈은 지난 1986년멕시코월드컵이후 16년만에 또다시 월드컵예선탈락이라는 악연을  이었다. 

주심의 휫슬과 함께 경기는 끝났다. 우리는 16강이라는 꿈이 현실이 됬다. 다들 얼싸 안았다. 그리고 뛰었다. 이기쁨은 밤이 새도록 이어졌다. 이제 목표가 8강행이 된것이다. 어느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꿈이 생겼다. 그꿈을 향해 무대위에 다시 올랐다.
" 여러분이 함께 했기에 우리가 건 승리의 주문은 선수들의 맘속에 전달되어 기쁨을 함께 맛봅니다. 이제 8강의 문덕을 향해 갑니다. 태극전사들의 어깨에서 12번째 전사로서 우리가 응원의 힘을 보여줍시다. 8강전 경기에도 모두 서울시청앞으로 나와 응원합시다. 쓰레기 정리또한 우리의 문화정도를 세계에 보여주는 것입니다. 함께 정리 해주세요."

잊을수없는 밤이 바로 이날이었고,이때부터 전국적으로 응원물결이 완전히 확산되었다.

[D조최종순위]
1.한국 2승1무0패 4득점 1실점 +3 승점 7
2.미국 1승1무1패 5득점 6실점 -1 승점 4
3.포르투갈 1승0무2패 6득점 4실점 +2 승점 3
4.폴란드 1승0무2패 3득점 7실점 -4 승점 3

     " 한국 과 미국 16강진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