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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대일의 국민응원
축구(월드컵,아시안컵 등)/2002한일월드컵 서울광장 거리응원

[7탄]윤대일이 말하는 2002한일월드컵 생생한 거리응원 [ 3,4위전 - 터키전 ]

by 대한민국 응원단장 2009. 1. 16.


설마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거리응원현장을 준비했던 행사팀들도 예선전 3경기 아니면 잘해야 16강정도 하면 성공적이며, 그이상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걸로 기억한다.
우리가 16강해 티켓을 거머 쥐었을때 스텝이했던 말이 기억난다.


"단장님이 응원하면 이길거 같았어요. 그리고 이길거라는 생각이 계속적으로 들었어요. 함께 역사적인 일을 바라보는 현장에 함께 있을 수 있어 정말 기뻐요"

그리고 악수했다. 사실 나는 응원을 해본적이 없는 사람이다. 어렸을때는 더했다. 말고 못할정도로 소극적이었다. 전화하는것도 싫어했다. 전화로 누군가에게 정보를 전달하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싫어했다.
그리고 사춘기쯤에는 여자와 대화하지 않았다. 말하는게 쑥스러웠다. 지금도 일화가 있다. 대학시험을 마치고 단체미팅을 했었다. 친구녀석 주선으로 인근 동갑내기 여학생이었다. 5대 5 정말 긴장 많이 했다. 친구네 집에서 친구 아버님이 쓰시던 기름은 내머리에 발라주었다. 쑥맥같은 날 놀리려는 심사인줄은 나중에 알았다. ㅎㅎ
옷도 빌려줘서 입었고 머리는 기름으로 범벅 ㅎㅎ 그러고 나간 미팅에서 나는 딱 한마디 했었다. 하도 말을 않하니까 주선하는 친구 엽구리를 쿡찔러서 나한테 말좀 시키라고 했나부다.

 " 저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물어왔다.
지금도 왜 이렇게 말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친구들 사이에 놀림을 받는다.
" 네 저는 윤자 대자 일자 씁니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어려운 자리에서 선보는것도 아니고 여하간 그랬다.

그런 내자신이 어떻게 서울시청광장의 어마어마한 거리응원현장에 최고의 응원단장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이런내모습을 어렸을적 친구들이 방송에서 보고는 깜짝놀라 나한테 연락 오곤 했었다.

혹시라도 자신감을 잃고 있거나 소극적인 어린이나 청소년이 있다면 내가 가서 가르쳐 주고 싶다. 내가 어떤사람이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변화 됬는지 절대로 자기자신을 약하게 보지 않았으면 한다.  사람에겐 반드시 꼭 주어진 자신만의 기술과 뜻이 있는거 같다. 그걸 찾아내기 위해 그리고 감춰져 있는보석을 찾기 위해 노력하듯 계속 노력해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반드시 찾을거라 생각한다. 내철학이다.

" 때론 좌절은 할 수 있다. 하지만 포기는 없다."

현실의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발빠르게 이것저것 변화무쌍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진정 내가 바라는 무언가가 내속에 있다면,  재물등 그 무엇보다 그것을 더 추구해야 할것이다.

이제 터키전 당일을 말해야겠다. 사람들이 달라졌다. 오늘이 기나긴 긴장과 기쁨의 날의 종지부를 찍는 날이라고 생각해서 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의 얼굴이 전투적이 모습보다는 아시아 한국과 일본에서 열리는 월드컵 축구를 즐기고 축제로서 흥겨운 하루를 만끽하려는 에너지로 거리가 후끈후끈 달아올랐다.

터키는 우리에게 6.25때 파병을 보냈던 나라로서 우리의 형제국이며, 우호적인 습관과 신뢰가 있는 나라이다.
그리고 승패에 대한 인식 별로 없는 3,4위전 경기이기때문에 모두가 즐거운 맘이었다.

인파가 대단했다. 마지막 거리응원의 현장에 함께 하고 싶은 많은 사람들이 정말 전국에서 올라왔다.
제주도를 비롯해 부산, 포항, 남해, 목포, 광주 등 다양한 곳에서 올라왔다.

일찌감치 좌석은 꽉찼고, 오늘경기를 즐기기위해 이젠 음식과 물도 전부 준비를 끝내고 온 가족도 보인다. 돗자리에 아이스박스, 음료수, 치킨, 피자, 떡볶이, 김밥, 떡, 아이스크림,하드, 바나나, 햄버거 등등 경기시작전에 사람들은 군데군데 모여 먹는다. 참 즐거워 보인다. 누가 나오라고 한것도 아닌다. 가족끼리 나와서, 아저씨들은 벌써부터 약주 한잔 하셨다. 

시청광장 입장이 종료되었고 광화문과 남대문 소공동길, 무교로옆 청계로까지, 그리고 을지로에서 동대문 그리고 전국 주요사거리와 거리는 전부 사람으로 꽉찼다.

경기시작전 마찬가지로 방송국(KBS,SBS,MBC)가 주최로 하는 생방송이 이어졌다. 방송이후 축하공연으로 가수들들이 공연이 이어졌다. 너무나 익숙한 가수, 클론, 코요테, 윤도현, 이은미, 이선희, 김종서, 태진아 등이 출연했고 뒤를 이어 응원공연 무대를 위해 나와 우리 응원대원들이 무대에 올랐다.

" 여러분 우리는 드디어 월드컵의 마지막경기까지 왔습니다. 어느 누가 이마지막 경기에 대한민국이 올거라 생각했겠습니까? 어느누가 한국이 쟁쟁한 우승후보를 물리칠거라 생각했겠습니까? 유럽의 많은 스포츠 도박사들이 돈을 잃었다고 합니다. 한국에 태어나서 이처럼 한국이 자랑스러운 날이 또있었습니까? 그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가장 영광스런날,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날, 그리고 가장자랑스러운 날, 오늘로 기억될것입니다. 대한민국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이룩한 오늘을 우리모두가 길이길이 후대에 남겨줄것입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열강들속에 우뚝선 한국의 위상을 다시한번 응원합시다. 빛내어라 대한이여~ 찬란하라 태극전사여~ 대한민국을 세계에 우뚝서게 한 한국의 태극전사와 12번째 태극전사가 되어 끝까지 함께 응원하는 여러분 모두를 위한 화합의 함성~~~~~~"

이제껏 함께 했던 응원구호와 응원곡이 계속 이어진다. '오필승 코리아, go-west, 아리랑, 대한민국박수, 234박수, 123박수, 골구호, 등등'이 이어지면서 모두가 혼을 다해 응원을 펼친다. 전부 일어서서 내가 말하는 동작과 구호와 응원가를 외쳐부르며 도약한다. 땀이 계속흐른다. 땀방울은 모든사람의 셔츠를 적시고 바지를 적시고 그땀방울은 서울시청광장을 적시고 전국을 승리를 열망하는 엄청난 땀방울로 적셨다. 

커다란 북을 마이크에 대고 북을 두드렸다. 이소리보다 조금이라도 커질까하고 전자드럼패드를 두드린다. 이소리가 더 멀리 멀리 퍼져나간다. 거리응원하면서 몇개의 북을 찢어먹었는지 셀수가 없다. 작은 스네어북, 탐탐이북, 대북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젤좋은건 전자드럼이다. 거리응원현장에서는 전자드럼이 최고다. 경기장안에서는 탐탐이북이 좋고, 하지만 나는 이후 경기장에서 우리가락을 두드리는 전통북과 꽹가리를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가장좋은 응원도구는 우리것이다. 국제대회 나가보면 알수있다. 세계인들에게 우리문화를 알리며 응원하는 것이 제일좋다.

경기시작하고 10초정도 지났을까 터키에게 선취골을 허용한다. 승패가 의미없는 경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안타까웠다. 하지만 이후 전반 10분경 이을용의 그림같은 슛이 터졌고 골로 연결됬다. 다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다시 만시즈의 골로 터키 1골을 앞서갔다. 그래서 1:2, 터키진영에서 터키가 반칙성 태클을 했다 심판이 보지못한 틈을 타서 골을 성공시켜 1:3으로 벌어지고, 후반 48분 송종국이 치고 들어오다가 오른발슛이 공교롭게도 차두리의 엉덩이에 맞으며 굴절되면서 터키 골키퍼가 막지 못했다. 2:3 이후 그대로 주심이 휫슬을 불어 경기가 종료된다. 안타깝지만 2대3으로 터키에게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승패는 별의미가 없었다. 경기가 끝나자 우리선수와 터키선수들이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하나된모습이 스크린을 통해 비춰졌다. 나는 무대위에 올랐다.

" 여러분 우리는 뜨거운 항쟁의 역사로 6월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뜨겁운 붉은함성의 6월, 세계를 놀라게한 월드컵 4강신화의 6월로 기억하게 될것입니다. 지치고 포기하고싶은 경기일정이었지만 히딩크 감독의 놀라운 능력과 선수들의 투지가 모여 오늘의 결과를 이뤘습니다. 다시한번 오늘의 승리를 자축하고 이축제의 밤을 맘껏 즐깁시다. 오늘은 대한민국 최고의 날입니다. 여러분 대한민국이 자랑스럽습니다. 자랑스러우시 분들만 하늘을 향해 세계를 향해 뜨거운 함성~~~~"

응원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응원곡에 맞춘 힘찬 안무와 구호, 그리고 축하공연, 모두가 흥에겨워 들떠있었다.
나와 최고의 호흡을 맞췄던 동지이자 파트너 '클라잉넛'의 맴버들이 나에게 이런말을 건냈다.

" 형, 저희(클라잉넛)는 잠실,대학로, 동대문, 상암등 여러곳을 돌아다니며 거리응원현장에서 공연하거든요. 그런데 형 여기가 최고예요. 메이져리그죠 "

" 그이유를 물으신다면"
 맴버드 서로 얼굴을 쳐다보면서 웃어보인다.

" 그건 형님이 있어서예요. 잠깐이지만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

지금도 이녀석들의 격려의 말은 잊을 수가 없다. 다들 보고싶다.
정말 끝도없이 달려온 2002한일월드컵 거리응원의 시간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날밤도 쉽게 돌아가지 못하고 밤이 새도록 축제의 밤은 지속되었다.

 - 7탄까지 이어지는 이야기 전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되는 응원에 대한 윤대일만의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