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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대일의 국민응원
축구(월드컵,아시안컵 등)/2002한일월드컵 서울광장 거리응원

[5탄]윤대일이 말하는 2002한일월드컵 생생한 거리응원 [ 8강 - 스페인전 ]

by 대한민국 응원단장 2009. 1. 9.

우리의 끝은 없다. 그리고 우리의 상대도 없다. 무서울것이 없다. 이탈리아도 포루투갈도 쟁쟁한 우승후보들을 추풍낙엽처럼 떨어 뜨렸다. 정말 승리에 목말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일찌감치 서울시청광장을 향해 출발했다. 서울시청앞광장 응원단장겸 응원MC였던 필자는 당시 하남시에 살고 있었다.
사실 이날을 기억한다. 2002년 6월 22일 (토요일), 이날은 스페인전이 펼쳐지는 2002한일월드컵 8강 경기가 있는 날이기도 하지만 필자의 여동생의 결혼식이기도 했다. 어려서 부터 충청북도 충주에서 자랐다. 결혼식장이 충주고 매제도 나와 같은 학교를 나온 동창이었다. 정말 갈림길에 섰다. 동생의 결혼식과 2002한일월드컵 서울시청광장 거리응원단장의 직분, 어느누구도 우리가 8강에 오르리라 생각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결혼식과 겹칠거라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정말 그랬었다. 동서울터미널 앞에서 친지분들과 하객분들이 출발하는 관광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뛰어 갔다. 모든하객분들이 자리에 착석하셨고 나는 그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장남 윤대일입니다. 이렇게 제 여동생 결혼식에 와주셔서 감사드려요. 하지만 오늘 제가 여동생 결혼식에 가지 못할것같습니다. "   주위가 웅성웅성 하기 시작했습니다.

" 오늘은 대한민국과 스페인의 월드컵 축구 8강전이 펼쳐지는 날입니다. 저는 서울시청광장에 수십만명의 시민들과 함께 거리응원을 이끌고 있는 서울시청앞광장 거리응원단장입니다. 꼭 승리할수있도록 최선을 다해 응원할겁니다. 동생에게 많은 축하 보내주시고, 여러분의 몫까지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용서하시고 안녕히 잘다녀오세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나를 익히 알고 있는 어머니 친구분이 나를 위해 맘편히 응원하라고 박수로 격려해 주셨다. 버스는 떠나고 난 서울시청광장으로 향했다. 마음이 무거웠다. 내가 정말 잘하는 짓일까 싶었다. 한국팀의 운은 여기까지 다한다면, 오늘의 결정을 엄청 두고두고 후회 할텐데 하는 후회도 들고 가족들의 얼굴이 하나둘씩 지나가는데 속이 상했다.

을지로입구에서 내려서 걸어간다. 역시 차량을 가져오지 않은걸 잘한거 같았다. 역사를 나가는 입구부터 사람들이 인산인해다.
무더위에 지친사람들이 역사로 피신에 있는거 같았다. 아직 오전인데 롯데백화점과 하나은행 옆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줄을 서있었다. 그줄은 시청광장까지 연결돼있었다. 그옆을 뚫고 들어갈 자신이 없었다. 내가 앞으로 갈려고 하니까 대학들 같아 보이는 학생들이 못간다고 만류했다. 자기도 반대편 무교로 쪽으로 가야하는데 못간다고 했다. 안전관리요원들이랑 행사진행요원들이 날 알아보고 바리케이트를 열어주었다. 을지로 입구에서 시청앞거리응원무대 앞까지 40분정도 걸렸다. 

 입고온 옷이 다졌었다. 땀으로... 붉은 셔츠를 새로 꺼내입었다. 우리 응원대원들이 보인다. 나보다 먼저 도착해서 깃발 연습이랑 새로 증원된 응원리더들을 교육하고 있다. 훈섭이, 그리고 아람이 모두가 오늘의 승리를 위해 잔득 흥분해 있다.
다들 내눈치를 본다. 동생결혼식에도 못가고 자리에 와준게 안타깝게 느껴지나 보다. 내가 먼저 인사했다. 그리고 오늘도 화이팅 하자고 주먹을 쥐어 보였다. 지금도 그 행사팀장이 생각난다.  이친구가 다가와서 내손을 잡고 말한다.

" 형님, 형님이 응원하면서 사람들에게 희망과 믿음을 심어주는데, 그때그때 마다 형님말 처럼 꼭 이기는거 같아요. 난 오늘이 올거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결국 또 왔어요. 매번 행사준비를 위해 경기전날 한숨도 못자지만, 형님 외치는 함성소리에 피곤도 날아간답니다. 비록 몸은 피곤하지만, 오늘도 형님의 화이팅 기대하겠습니다. 화이팅.!!!"

난 눈물이 날것같았다. 동생결혼식 시간이 다가오면서 더더욱 초조해 지던 마음에 따뜻한 기운과 내가 진정 필요한 자리에 온것이라는걸 느낄수 있었다. 오늘 내가 이자리에 없었다면 아마도  평생을 두고두고 후회 했을것이라 생각했다. 다시 두주먹을 꽉쥐고 어금니를 꽉물었다.

서울시청광장은 세계적인 명소가 돼있었다. 전세계 기자들이 몰려왔다. 여기에 않오면 언론사도 아닌거 같아보였다. 우리가 익히 아는 곳부터 잘모르는 유럽과 중동지역 언론까지 아주 다양하다. 통역을 대동한 취재진의 엄청 많은 인터뷰에 일일히 전부 응대했다. 감사했다.

점심시간이 훌쩍넘어 더이상 밀려들어오는 사람들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일찍 시청광장으로 인파를 입장시켰다. 을지로쪽에서 입장하는 곳, 소공동과 남대문 방향에서 입장하는 곳, 광화문방향으로 입장하는곳, 프라자호텔과 재능교육빌딩사이 길로 입장하는 곳, 등 동시에 문이 열리자 마자 사람들이 뛰어 든다. 안전사고를 방지하고자 그날 동원된 안전관리와 행사진행 보조요원들만도 1,000명이 족히 넘는 것으로 알고있다.

나는 무대위로 올라갔다.
" 여러분 오늘은 정말 역사적이 날이 될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 누구라도 가장 기억하기 싫은 날이 되면 않될것입니다.
그 시작은 질서입니다. 주변분들을 격려해주십시오. 그리고 노약자와 어린이, 여자분들을 배려하는 맘으로 천천히 걸어서 이동해 주시고, 내주위를 둘러보면서 행동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의 모습이 전세계 언론인의 관심이 되고 있습니다.
경기장의 선수들보다 우리의 축제적 응원문화에 더욱더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엄청난 카메라에 행복하고 아름다운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모습만 담기길 바랍니다. 여러분 우리모두가 하나되어 아름다운 한국을 세계에 보여줍시다. 다시한번 대한민국 의 질서문화를 위해 뜨거운 박수와 함성~~~"

함성을 지른후 사람들이 서로를 돌아보기 시작한다. 뛰던사람들도 걷는다. 자칫 넘어진 사람이 있으면 서로를 일으켜준다.
이전부터 이야기했던 쓰레기 줍기는 이제 1인용 쓰레기 봉투를 만들어서 주변에서 나눠주고 있다. 배낭을 메고 들어온다.
떡파는 아주머니가 광주리를 이고 그틈을 비집고 다니신다. 그와중에 김밥아줌마도 머리에 이고 다니시고, 음료수와 냉차도 아예 박스 통째로 들고 사람들 사이를 종행으로 왔다갔다. 대단한 분들이었다. 50후반 돼보이는 아저씨들은 벌써 부터 약주하시고 얼굴이 벌겋다. 오징어 물고 계신다. 이제 자리는 없다. 그리고 차도도 없다. 길도 없다. 그냥 건물과 사람뿐이다.
아직도 지하철입구를 빠져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다. 지하철이 시청역을 서지 않는다. 남대문까지 온통사람이다. 을지로 입구역에서 동대문까지 온통사람이다. 광화문까지 온통사람이고 그뒤로 안국역, 대학로까지 꽉꽉 들어찼다.
소공동을 지나서 끝이 보이지 않게 인파가 이어진다. 프라자 호텔뒤 신세계백화점앞길 까지도 사람들이 들어 찾다. 대한민국이 생겨난 이래로 가장많은 사람들이 서울을 점령했다. 다시말하지만, 차길도 없고, 인도도 없고 오직 건물과 사람뿐이다.
들어오지도 못하지만, 나가지도 못하는 오도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처했다. 화장실을 간다는건 상상이 않된다. 그냥 거기서 해결해야 하는것이다.

나는 다시 무대에 올랐으며, 응원대원들과 함께 오늘의 경기와 안전에 대해 계속 반복적으로 이야기 했고 응원을 시작했다.

" 우리는 오늘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승리의 목마름을 채울것입니다. 목마른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승리의 골맛을 볼것입니다. 우리의 열정을 세상에 펼쳐보이며, 스페인을 상대로 기적을 이룰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불가능을 가능케 해왔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가능성입니다. 이가능성은 우리의 포기하기 않는 정신입니다. 선수들과 감독이 포기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선수들과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응원할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반드시 승리합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이땅을 수호해 왔던 독립운동의 선조들의 정신과 민주화를 외쳤던 우리의 선배가 피흘렸던 이자리에서 우리는 기쁨의 함성을 지르며, 그들의 정신과 함성을 기쁨과 환희의 함성으로 이곳 서울시청광장에서 다시 외칠것입니다. 우리의 승리를 위해 모두함께 뜨거운 함성~~~~"

" 짝짜 짝짜짝 짝짝짝짜 한국, 짝짜 짝짜짝 짝짞짝짜 한국~~"
" 짝 짜짝  짜짜짝 짝 짜짝 짜자짝 , 어이, 어이 워~~~~ 워~~~~~"
" 한국 ~~~~오~~~~~~, 한국,  오~~~~~~ "

레이지본이 부른 GO-WEST와 오필승코리아, 그리고 대한민국 구호 및 각종 응원구호를 함께 연호 하고 응원가에 맞춰 동작을 따라하면서 시간은 점점 흘러간다. 방송사에서 편성한 특집 방송이 시작되었다. 생방송이 끝나고 이제 경기가 시작된다.

스페인선수들 서두르지 않았다. 경기내내 위협적인 공격을 보였다.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하늘은 우리의 편이었다. 골은 무의로 끝이 났다. 이전 경기에서 보여준 우리의 전력을 너무 잘알고 있는거 같았다. 안정환선수를 집중마크했고, 김남일 선수도 부상으로 교체 되었다. 소득없이 전반 경기를 마쳤다.

나는 다시 무대위에 섰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경기내용에 사람들은 긴장하고 있었다.

" 여러분 전반에 우리선수들의 선전 다시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자 이제 후반입니다. 후반에는 우리는 응원의 힘이 더욱어 필요합니다.  남은 45분경기에 우리모두 혼신의 힘을 다해 응원합시다. 우리는 반드시 스페인을 꺽고 4강에 오를것입니다.
우리의 확신은 우리에게 승리를 줄것입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응원곡과 응원구호를 후반경기 시작전까지 계속 이어갔다. 드디어 후반경기

후반경기 중 스페인이 얻은 프리킥이 성공해 골문을 갈랐다. 하지만 노골이 선언되었고 모두가 가슴을 쓸어 내리고 다시 경기를 관전하며 응원했다. 대한민국의 공격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막히는것이 시원하게 풀리지 않았다.
경기는 무승부. 연장전을 가게 되었다. 사람들이 아쉬움이 역력하다. 다시 무대에 올랐다.

" 여러분 우리가 보여준 믿음의 결과를 세계인들이 지켜보고있습니다. 이제 아시안의 자존심인 한국이 되었고 아시아인 모두가 우리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일본까지, 여러분 여타 다른나라도 우리의 진정한 팬이 되도록 우리모두가 좌절하지 말고 그리고 포기하지 말고 우리모두 12번째 태극전사가 되어 그들에게 응원의 힘을 쏟아넣읍시다.  포기는 김치담글때나 쓰는 겁니다. 여러분 다시한번 날개를 펴고 하늘 위로 날아 오릅시다. 대한민국 화이팅~~~~!!!"

연장경기가 시작되었다. 아무래도 스페인선수들은 체력을 다한거 같아 보였다. 우리선수들은 열심히 뛰었고 스페인 진영에서 보다 좋은 기회를 자주 만들어 내었다. 마지막 스페인선수들이 오심이라고 지금도 말하는 코너킥 찬스를 주심이 경기 휫슬을 불어 연장경기를 종료 시켰다. 정말 제일 비참한 승부차기가 남았다. 모든 선수들에게 부담이다. 정말 다른방법은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룰은 룰이기 때문에 우리는 긴장한다. 다시 무대위에 올랐다.

" 오늘 몇시에 이자리에 오셨죠?, 저는 아침에 왔습니다. 저보다 일찍 오신분들이 많았습니다. 어제 부터 이자리에서 밤을 새고 기다리신분들도 있습니다. 우리의 염원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믿는 신이 계실겁니다. 다함께 자신이 믿는 신앙의 믿음을 끓어냅시다. 모두 두손을 하늘위로 벌려 하늘을 향해 승리를 향한 기도을 올려봅시다. 우리에게... 정령.... 소원이 있습니다... 신이시여.... 우리의 합심한 기도를 들으소서.... 그리고 우리의 간정한 소망인.... 승리를 허락하소서....
여러분 우리의 기도가 하늘을 울려 승리를 기운을 몰아 우리의 선수들을 통해 승리를 가져다 줄것입니다. 여러분 끝까지 우리의 믿음을 버리지 맙시다. 대한민국은 반드시 스페인을 재물로 사상초유의 월드컵 4강이라는 기적을 이룰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승리를 확신하면 뜨거운 함성~~~~"

모두가 일제히 일어서서 또 다시 승리의 기운으로 활활 불타올랐다.
승부차기 처음 황선홍의 골이 골키퍼를 맞고 들어갔다. 놀랐다. 박지성, 설기현, 안정환의 멋진 골
스페인도 스페인선수 이에로의 시작으로 골이 터졌다. 그러나 마지막 균형을 가르는 골
후아킨선수가 섰다 그리고 차넣은 골이 거미손 이운재 선수의 팔에 걸린다. 모두가 일어서서 환호 한다. 이제 승리의 신이 우리를 보고 웃는것이다.

드디어 홍명보선수, 높은듯한 골이 골문을 가른다. 그리고 특유의 밝은 미소로 양손을 벌리고 달려온다.
하늘이 열리고 축포가 터지고 하늘을 향해 엄청난 폭죽이 날아간다. 그리고 승리의 곡이 울려퍼진다. GO-WEST , 이곡은 승리의 개선행진곡 같았다. 서울시청앞광장은 일제히 서로가 서로를 끌어안았고, 모두가 가족이 되어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만세를 연호한다. 이 승리의 기쁨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것 같았다. 필자도 운다. 대원들과 함께 얼싸안고 눈물흘렸다.
다시 무대에 왔다.

"여러분 너무도 기쁩니다. 우리의 믿음이 기적을 불러냈습니다. 우리의 염원에 신들도 감동했습니다. 여러분 나는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자리에서 우리선수를 위해 함께 믿음의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승리는 바로 여러분의 것입니다. 우리모두의 것입니다. 이제는 일본으로 가야합니다. 요코하마행 비행기를 타기위해 남은 4강전을 향해 전열을 가다듬읍시다. 다시펼쳐지는 4강전 경기에서 힘을다해 이곳 서울시청광장에서 응원할것을 약속합니다."

"여러분 모두 핸드폰을 꺼내들어주세요. 그리고 응원곡에 맞춰 핸드폰 폴더를 열고 불이 들어오도록 음량 버튼을 눌러 가면서 축구만이 아닌 아이티 한국의 위상을 전세계 언론인들에게 보여줍시다. 핸드폰이 없는 분은 라이터를 들어주세요. 아이티 강국 코리아. 화이팅~~~"

이렇게해서 핸드폰쇼가 처음 등장했다. 이후 많은 집회에서 라이터쇼를 보았지만 처음으로 핸드폰쇼를 선보였다.
음악과 축하공연이 끝나고 다시 무대에 올랐다.

" 여러분 우리는 아시아에서 유일한 월드컵 4강의 신화를 만든 나라입니다. 이제 세계최초 아시안 월드컵 챔피언이 될지도 모르는 엄청난 나라입니다. 여러분 처음에 보여준 초심대로 세계인들에게 우리의 질서를 다시한번 보여줍시다. 나눠드린 쓰레기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주시고, 우리주변에 노약자와 어린이가 있는지 살펴주세요. 폭죽사용은 불허하겠습니다. 시청역은 지하철이 서지 않습니다. 타역이나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 주세요.  4강경기날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돌아가세요."

사람들이 돌아간다. 하나둘씩 손에 촛불을 들고 있는 사람도 보인다. 만세를 외치며 걸어서 돌아간다. 모두가 만족한 모습니다.
그리고 승리밤은 밤새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