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6월 4일 23시, 스코트랜드 에딘버러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와 독일월드컵 마지막 평가전을 가졌습니다. 지난번 노르웨이전이 새벽2시에 펼쳐진거에 비해 다소 가벼운 경기시간대여서 거리응원단 또한 더많을거라 예상하고 모든 스탭과 응원리더들, 출연진까지 전부 긴장하고 거리응원전을 준비했습니다.
오후 4시에 서울시청광장에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무대 및 하드웨어스텝들은 아직 본선경기가 시작도 않했는데 벌써부터 지쳐보입니다. 배달 도시락을 대기실 천막에서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워낙 많은 스텝들이 있기때문에 도시락말고는 별로 대안이 없는거 같더군요. 필자도 도시락 먹었습니다. 오늘 경기에 거는 기대를 알수있을거 같았습니다. 오후 6시가 넘어으면서 퇴근하는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서울시청광장 이곳저곳에서 응원용품을 사서 몸에 치장하면서 응원연습을 하는 모습이 이곳저곳에서 보였습니다. 얼굴에 색칠하고, 벌써부터 맥주마시고 맘만은 승리한거 같더군요. 붉은악마클럽 회원들 같아 보이는 분들이 붉은악마들 말고는 모르는 응원곡과 사전 응원분위기를 삼삼오오 짝이 되어서 외치고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경기가 대표팀 사기문제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집방송이 끝날무렵 엄청난 인파가 서울광장을 가득메웠고 이제 덕수궁앞까지 꽉차서 도로엔 사람들로 넘치게 되었습니다. 경찰력과 소방대원들이 대열정리를 안내하지만 밀려드는 인파를 막는건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매번 설치했다가 철거하는 무대지만, 이곳 서울광장에 상설로 설치되어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비용도 절감하고, 좋은행사들이 계속 펼쳐져서 서울광장이 아름다운 공연과 문화광장이 되는 건 어떨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필자의 시간입니다. 무대에 올라갔습니다.
" 독일월드컵이 이제 며칠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이 마지막 평가전입니다. 가나는 아프리카에 최고팀입니다.유럽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많이 있는 팀입니다. 우리에게 쉬운팀은 아닌건 확실합니다. 우리의 독일월드컵 필승의 목표를 위해 가나와의 평가전을 승리로 장식했으면 합니다. 이승리가 바로 의기백배된 대표팀의 월드컵 승리를 위한 교두보가 될것입니다. 우리모두 검은 구름 가나를 몰아내고 찬란한 태극의 빛을 펼쳐보입시다. 태극전사여 힘을 내라, 대한민국이여 날아올라라. 승리를 위한 뜨거운 함성~~~"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우렁차게 서울광장을 가로 질렀습니다. 특집생방송이 방송사의 주관으로 진행되고, 축하무대가 이어졌습니다. 이어 밤11시 기다리는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전반 37분경 수비도중 김진규선수의 핸드링 반칙이 선언되며, 패널트킥으로 한점을 잃었습니다. 전반이 종료됩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역시 가나가 잘하는구나 하는 반응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필자가 보기에도 가나의 움직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거리응원현장에서 동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하프타임에 무대위에 섰습니다.
" 아직 45분이 남았습니다. 여러분 각본없는 드라마가 스포츠입니다. 2002년 월드컵 4강도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우리의 걱정을 날려버리고 후반에 새로운 피의 수혈을 통한 다이나믹한 공격으로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가 되도록 끝까지 우리선수를 응원하는데 힘을 모읍시다. 대한민국 힘을 내라~~~~!"
후반경기기 시작되었습니다. 응원에 힘을 냈을까요? 후반 6분경 이을용선수의 멋진 중거리 슛이 상대팀 골망을 가릅니다. 1:1 서울시청광장은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가뜩이나 밀렸던 전반의 악몽이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승리가 시작되는 구나 하는 기쁨이 몰아쳤습니다. 그런 기쁨도 잠시 후반 18분경 프리킥을 슛으로 연결하면서 가나가 다시 한점을 달아납니다. 1:2 다시 서울광장이 얼어 붙은듯 '아휴'하는 한숨과 함께 정적이 한동안 감돕니다. 반복재생영상이 나올때마다 한숨이 터져나옵니다. 하지만 아직 포기하기엔 시간이 많습니다. 그리고 1점정도는 이을용선수의 중거리 슛한방이면 다시 따라갈수있다는 판단에 모두 응원리더들의 북소리와 구호소리에 응원전에 재돌입했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한국 화이팅" 등 곳곳에서 응원의 목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애타게 기다리는 우리의 골은 터지지않고 후반 37분 다시 가나의 에시엥선수의 슛으로 한골을 더달아나는 가나,
1:3으로 뒤쳐진채 남은 8분을 달려갑니다. 서울광장이 한숨소리에 때아닌 정적에 휩싸입니다. 경기종료 휫슬과 함께 1:3으로 경기는 가나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가나의 벽이 그렇게 높은건가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관중과 응원단을 진정시키기위해 필자는 무대에 다시 올랐습니다.
" 여러분 오늘 경기를 보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한국의 선전을 위해 응원했지만 결국 지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포기하기 마십시오. 오늘 경기는 결국 우리에게 약이 될것입니다. 히딩크 감독도 마지막 평가전을 강호 프랑스와 갖았습니다. 우리팀을 졌습니다. 하지만 본선경기에서 우리는 승리라는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충분한 패배의 원인과 경험을 얻었을 것입니다. 이제 펼쳐질 독일월드컵 본선에서 우리는 오늘의 분을 똑똑히 갑아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선수들을 포기해서는 않될것입니다. 끝까지 우리선수들과 우리는 한마음 한뜻으로 그들을 신뢰하고 믿어야 합니다. 다시한번더 우리대표팀을 믿는 믿음으로 다음에 펼쳐질 월드컵본선대회에서도 함께 거리응원에 동참해 주시겠습니까? "
우렁찬 목소리로 함성소리와 함께 '네'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제 독일월드컵 본선입니다. 연습을 끝났습니다. 이제 실전입니다. 연습 아무리 잘해도 소용없습니다. 실전에서 잘해주길 다시한번 염원합니다. 본선대회때 이곳 서울시청광장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돌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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